쉽게 버려지는 종이 영수증
마트에서 물건을 사고 계산을 하면 항상 받는 것이 있다. 바로 영수증이다. 영수증은 돈이나 물품 따위를 받은 사실을 표시하는 증서이다. 우리는 이 증서를 무시하고 있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고 개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종이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계산하면서 받는 종이영수증은 보관하기가 여간 쉽지 않다. 그래서 종이영수증을 온라인화하려는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하지만 그마저도 오랫동안 구축된 시스템을 한꺼번에 바꿔야 하므로 시간과 예산이 많이 소요된다.
그럼 이렇게 그냥 버려지는 종이영수증을 고객에게 계속 발행해줘야 할까? 당연히 거래사실을 표시하는 증서이기 때문에 발행해야 한다. 그렇다면 종이영수증이 온라인화되기 전까지 그냥 버려지지 않고 생명력을 연장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종이 영수증, 매력적으로 바뀌다.
- 여행자를 위한 티켓, T.A 매거진
해외여행을 가려면 인천공항까지도 공항버스를 타고 오래가야 한다. 이때 공항버스 티켓이 우리를 심심하지 않게 해 줄 수 있다면 어떨까? 인천공항 리무진버스 승차권과 잡지가 결합한 T.A 티켓매거진은 버스 승차권에 매거진의 개념을 도입했다. T.A는 Travel + Airport의 약자로, 여행객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동시에 승차 대기시간의 지루함을 없애준다. 이 매거진은 뒷면의 승차권을 절취한 후 다양한 지면으로 구성된 정보들을 접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매월 초 발행되는 T.A 티켓매거진은 여행, 취미, 라이프스타일 등의 다채로운 콘텐츠로 구성되어 월 40만부 이상의 높은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으며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여행객 및 출장이 잦은 비즈니스맨은 물론,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여행 및 여가활동, 라이프 스타일에 관한 기사와 독자를 위한 다양한 할인 혜택과 정보, 슬림한 디자인은 버스 탑승 후 버려지는 티켓에서 나아가 승객들의 소장 욕구를 불러일으켜, 정보 전달과 광고효과가 높은 매체로 성장하고 있다.
T.A 매거진은 종이티켓이 온라인화되기 전에 매거진과 결합하여 여행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티켓으로 독보적인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런 시스템은 온라인 티켓으로 변경된 후 방향성을 제시해 주었다. 그리고 매거진 형태를 채택함으로써 국내 여행객들에게는 세계 주요 도시의 대중교통이용방법을 안내해주고 있고, 해외 여행객에게는 국내 주요 관광지를 소개하고 있다. T.A 매거진의 운영비용은 여행 관련 업체들의 광고비용으로 충당되고 있다. T.A 매거진은 이제까지 그냥 버려지던 티켓이 새로운 아이디어와 결합하여 성공할 수 있다는 사례를 보여주었다.
- 레시피를 제시하는 영수증, Recipe Receipt
Click here to view the embedded video.
Recipe receipt는 마요네즈를 사는 고객에게 요리를 만들 수 있는 레시피를 영수증에 프린트해주는 이색적인 제품 프로모션이다. 2012년 유니레버는 Hellmann’s 마요네즈의 홍보를 위해 브라질의 유명 식품 체인점과 손을 잡고 기발한 오프라인 프로모션을 진행하였다. Recipe receipt라는 이번 캠페인은 브라질 식품 체인점 100개 매장 내 계산대에 독특한 소프트웨어를 설치하여 식품점을 방문한 고객이 Hellmann’s 마요네즈와 함께 구매한 다른 식품목록을 분석하여 마요네즈와 함께 만들 수 있는 요리 레시피를 영수증에 프린트해 주는 것이다. 자신이 구매한 제품목록을 분석하여 영수증에 요리 레시피를 제공해주는 서비스는 이전에는 받아보지 못했던 것으로 마트를 찾는 고객들의 반응은 매우 뜨거웠고 더불어 매출까지 증가하는 성공을 거두었다. 100개의 매장에서 3개월간 진행된 프로모션에서 마요네즈의 매출은 약 44% 증가하는 성과를 가져왔고, 2012년 칸 광고제에서 4개 부분, 2012년 London International 광고제에서 Silver를 수상할 정도로 크리에이티브 면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이제 소비자의 목적은 제품이 아니라 경험이다. 소비자들은 경험을 사고팔기 위해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하고 판매한다. 이에 맞춰 판매자들도 경험에 초점을 맞춘 판매 방식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Recipe receipt는 마요네즈와 함께 기존에 자주 구매하는 식품(경험)을 분석하여 새로운 콘텐츠를 제공하였다. 평상시에는 그냥 버리는 종이영수증이지만 나의 취향과 경험을 파악하고 제공된 컨텍스트이기 때문에 쉽게 버릴 수 없다. 이렇게 나의 취향과 경험을 분석하여 정보를 제공해 주는 영수증은 고객과의 연결고리를 더욱 단단하게 만든다.
종이영수증의 새로운 비지니스 아이디어
고객은 계산하고 영수증을 받아야 하고 점포는 고객이 계산하면 당연히 영수증을 발급해 줘야 한다. 영수증은 점포와 고객과의 직접적인 연결고리이다. 많은 기업이 고객과의 직접 연결고리를 만들기 위해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사용하고 있다. 헌데 영수증이라는 좋은 직접 연결고리를 우리는 너무 무시하고 쉽게 놔 버리고 있다. 매력적인 콘텐츠와 디자인으로 무장한 Unique Receipt는 고객과의 연결고리를 더욱 끈끈하게 해 준다.
1. 콘텐츠를 통한 연결고리
버려지는 영수증이 아닌 쓸모 있는 영수증, 영국의 디자인 그룹, Berg는 유명 잡지 아이콘(Icon)의 ‘다시 생각하는 디자인(Rethink)’ 기사에 재미있는 영수증 디자인을 실었다. 보통 상점에서 나온 뒤 영수증은 휴지통으로 바로 들어가는 쓸모없는 존재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 영수증은 다르다. 주문한 메뉴의 칼로리는 얼마인지, 어떤 재료들이 들어가 있는지, 하루 평균 섭취량 중 이 메뉴가 얼마만큼을 차지하는지 등 각종 정보를 눈에 보기 쉽고 알기 쉽게 정리하였다. 이 영수증은 컨셉 디자인이기는 하지만 실제로 내가 고른 메뉴마다 이렇게 재미있는 정보들로 가득하다면 고객들은 영수증에 매력을 느끼고 다시 찾아올 수 있다. 영수증을 통해 고객과의 단단한 연결고리를 만든 것이다.
2. 디자인을 통한 연결고리
일본에서 영수증의 뒷면을 통해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의 가능성을 찾아가는 디자인 영수증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디자인 영수증 프로젝트는 영수증의 뒷면을 더욱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통해 점포와 사람, 사람과 사람을 잇는 새로운 형태의 커뮤니케이션 툴을 제안한다. 아무도 보지 않던 영수증의 뒷면을 캔버스로 총 팀의 디자이너들이 각자의 감성을 채워 넣었다. 이번 프로젝트의 프로듀스를 맡은 GRAPH의 디자이너 키타가와 잇세이는 ‘우표’를 예로 들어 프로젝트의 목적을 설명했다. “본래 우편요금을 표시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던 우표에는, 무수한 도안이 존재하고 그에 따라 점차 풍요로운 커뮤니케이션의 세계가 펼쳐지게 되었다. 디자인 영수증 프로젝트를 통해 제안하고자 하는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쓰이고 있던 ‘기존의 자원’인 영수증 뒷면의 활용을 통해 일상 속에서의 자그마한 발견이나 그래픽을 통해 환기될 수 있는 흥미와 감성을 유도하는 리얼한 커뮤니케이션이다.”
뒷면에 어떤 그림이 인쇄되어 있어도 그저 영수증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계산하고 예쁜 그래픽이 인쇄된 영수증을 건네받는다면, 평소보다는 한 번 더 눈길을 주게 될 것이고, 조금 더 오랫동안 지갑 속에 넣어두고 싶어질 것이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어진다면 그것은 이 프로젝트가 목표로 하는 커뮤니케이션으로의 유도 또한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 두 사례는 종이영수증을 통해 고객과의 연결고리를 단단하게 하고 다른 곳까지 확장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을 제시해 주었다. 예쁜 종이영수증에 내가 계산한 물품과 연관된 다양한 정보들이 들어있는 영수증이라면 남들과 차별화되는 홍보수단을 보유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 점포만의 특별한 영수증을 원한다면, 그래서 특별함을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하고 싶다면, Unique Receipt를 활용해보자. !!
